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아침 6시 30분에 TV모닝콜에 눈을 떴습니다. 아니, 잠이 깨긴 4시 쯤에 깨었고, 또 한번 5시 30분 경에 잠이 깨어 뒤척이다가 다시 드러 누웠습니다. 그러다가 6시 30분 경에 일어 났습니다. 평소대로 물 한잔 마시고 베란다에 가서 담배 한 대를 피웠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찜찜합니다. 담배 한 대 피면서도 아무리 생각해도 기분이 별로입니다. 정신이 개운하지도 않고, 간밤에 꾼 꿈이 너무나도 안 좋습니다. 그 꿈 또한 너무나 생생합니다. 평상시에는 거의 꿈을 꾸지 않는 편인데, 긴장한 탓인지 시험 전날 꿈을 꾼 것입니다. 그것도 별로 좋지 않은 듯한 꿈이었습니다.

꿈의 내용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포함하여 몇 명이 무엇에 대하여 인지는 모르겠지만 격렬한 토론을 하고 있었고, 그런 과정 속에 옆방에서 언성을 높이면서 말싸움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X원장이라는 사람이 건물 밖으로 뛰어 내립니다. 허우적거리면서 떨어지는 모습이 몇 차례 정지 화면을 보듯이 너무나도 선명합니다. 그러다 결국 그 사람은 바닥에 착 달라 붙어 죽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유심히 바라 보아도 피는 흘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꿈이, 일어 나고서 내내 너무나도 선명하게 나의 뇌리에 각인되어서 오늘 시험은 버리겠구나 하는 허탈감이 들더라구요. 어쨎든 그러한 속사정을 가지고 고사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좋은 계절에 제대로 놀지 못하고 마음 고생 했는데, 시험은 되는대로 함 보자고 생각하였지요. 고사장에 도착하니 먼가가 어리버리합니다. 산뜻한 정신이 아니고 멍한 상태 있지요. 오늘 시험은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재수생입니다. 작년에 아는 사람을 통하여 중개사시험을 알았고, 그 바람에 등록을 하었었지만, 중개사 시험 맛이나 보자는 의도에서 응시하였더랬습니다. 시험 공부는 한달도 채 못했던 것 같습니다. 모 학원의 초스피드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결과는 개론 70점, 민법 25점 이었습니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합격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지나고 보니 너무나도 무모한 도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짧은 기간 동안 공부해 본 결과, 개론은 평소 실력으로도 어느 정도 쉽게 진도가 나갔습니다. 그런데 민법 공부에서는 당최 어느나라 이야기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올해에도 민법 공부에 대해서는 너무나 불만이 많았습니다. 도대체 시험 문제가 왜 이리 어려운 것인지,,(기출문제를 풀어 보면 숨이 턱턱 막힙니다) 중개사 자격시험으로서 무슨 사법고시 시험 공부하는거 같더라고요.

올해에는 사실 민법에 진절머리가 나서 시험 볼 생각은 아예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강의 받던 학원에서 중개사 시험 일정을 알려 주는 문자 메시지가 왔더라고요. 그래 이번에도 함 도전해 봐? 말어? 작년 시험이 어려웠었는데 올해는 혹시나 좀 쉽게 나오지는 않을까? 망설이다가 접수는 일단 해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공수련 카페>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작년 시험문제가 너무 어려웠다고 하여 데모도 하고 인터넷 카페에서도 난리가 났었지요,,

경록에 대한 소개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클릭해 보았더니 자료가 오래 되어서 인지 진행이 잘 안 되었던거 같애요. 그래서 거기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서 물어 보니 그건 지금 해당이 안 되는 사항이라고 하며 인터넷에서 경록을 검색해 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수강하게 되면 혜택에 대해서도 알려 주더군요.

그렇게 해서 경록에 대해서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난 1차반에 등록을 하였어요. 올해 1차에 떨어 지면 내년에도 기회를 주고, 1차에 합격하면 내년에 2차 강의를 무료로 해 준다니 이러케 고마울 데가 어데 있나여? 물론 1차에 떨어지게 되면, 3수?? 내년에 또 도전할지 어떨지는 모르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은 경우가 아닌가여??

제가 경록에 등록하고 시험일 까지는 아마도 2달이 채 안 남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교재를 받아 보니 겁이 덜컥 났습니다. 작년엔 아주 얇은 책 2권으로 공부를 하였었는데,이러케 두꺼운 책을 어떠케 소화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더라고요,,그래도 한편으로는 교재 다운 교재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비록 남은 기간이 짧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함 도전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지요.

작년에 시험 본 경험으로는 개론은 기본 실력으로 해도 70점은 받을 수 있을거 같았고, 민법은 최고 목표치를 50점으로 잡았습니다. 저의 솔직한 심정은 개론은 80점 정도는 나오지 않겠나,,그러면 민법은 45점 정도만 받는다면,,턱걸이로 합격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생각하였지요.

경록 강의를 들으면서,,제가 약하다고 생각되는 민법에 대해서 책을 펴 놓고 조천조 교수님의 구체적이면서도 방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감을 잡기 위해서였지요. 근데 강의를 들을 때는 교재에 있는 내용과 매치가 잘 되어 이해가 제법 되는 듯 하였는데, 교재에 있는 문제풀이를 보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이것 같기두 하고, 저것 같기두 하고, 참 많이 헷갈리더라구요.

그래도 꾹 참고 처음부터 끝까지 60강을 다 들었습니다. 한번 끝내고 나니까 먼가 모를 약간의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핵심 교재를 펴 놓고 강의를 끝까지 들어 보았습니다. 중요 부분에 대한 강의라 들을 때는 이해가 되는 듯 하더니 돌아 서면 가물가물하고, 기출 문제만 접하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더라구요. 그래도 또 문제풀이 강좌를 끝까지 들어 보았습니다. 이론 강좌를 듣고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고 느꼈었는데 문제풀이에서는 역시 헸갈리는구나,,시험문제가 판례에서 거의 다 나오니 용어 자체도 그랬고 참 감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역시 민법은 어려운 과목이구나~~

시험문제가 원래 어려운 것인지, 아니면 나의 사고 체계가 잘못 되어 있는 것인지,아니면 나의 공부 방법이 잘못 되어 있는 것닌지, 아니면 이 나이에 너무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은 아닌지?? 참 많은 회의를 느꼈습니다. 술먹고 담배 피고, (양도 적은게 아니고,,) 외부 행사가 많고, 나이도 들만큼 들었다고는 하지만, 공부에 있어서는 남들 만큼은 할 수 있다고 자부하였었는데, 민법의 기출문제만 보면 오금이 저려 오는거 있쪄,,

공부를 할수록 더 어렵게만 느껴지던 민법을 이제 물려 두고 강병기 교수님의 개론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기본교재, 핵심교재, 문제풀이를 첨부터 끝까지 독파했습니다. 강의 내용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작년에 70점을 받았으니 이번에는 이러케까지 공부를 했는데 80점은 충분히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실 이번에 공부하면서 느낀 점은 좀더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갔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민법판례나 개론계산문제나 패캐지실전모의고사는 아예 손도 대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2달 동안 이었지만 좀 더 열씨미 할 수도 있었는데 하는 자책도 있었습니다.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서 시험에 임할 수도 있었는데,,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시험 결과는 개론 60점, 민법 75점 정도로 예상되어 집니다. 참 아이러니컬하지요,,자신있던 과목은 생각외로 낮게 나왔고 쫄았던 과목은 예상외로 좋은 점수가 나온거 같네요. 물론 이번 시험에서는 민법부터 풀고 (일반적으로는 자신 있는 과목부터 풀라고 하였지만,,) 민법에 시간 할애가 더 주었었지요.(시실은 과락은 면해야 될거 아닌가 해서,,) 결국 개론에서는 계산문제를 아예 손도 못 대고 아리까리해서 남겨 두었던, 대여섯 문제를 골라 잡아 찍기를 하게 되었지요.

열강해 주신 강병기 교수님, 그리고 조천조 교수님 정말 사랑합니다~~

보다 알찬 교재를 제공해 주신 경록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합격의 그날 까지 도전하시는 수험생 여러분들 꿋꿋하게 전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