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제24회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6만 2000여명이 응시해 25.03%인 9,846명이 최종합격했다고 시험시행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발표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전체 공인중개사 중 개업률이 25%이어서 과다배출이라고 지적하고 ‘장롱자격증‘을 양산한 문제점이 있고, 시험과목의 개편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부동산시장의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기사를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학회의 부동산학보 55집의 권두언에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첫째, 한국부동산학회가 공인중개사제도 도입을 제안했고 제도를 만드는데 지식정보를 제공했다. 즉, 김영진(1929~80)박사가 1957년부터 부동산학 연구 시작, 1967년 부동산학의 발표, 1968년 부동산학의 대학교육을 시작하고, 1970년부터 한국부동산학회가 설립되었다.  김 박사는 ‘학회’를 통해 공인중개사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그 후 입법을 청원하여 한국에 공인중개사제도가 오늘에 이르게 한 것이다.

둘째,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보편적인 일정한 시험에 합격하면 누구나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일정한 교육을 받고 시험을 치르는 방법이라면 그 만큼 시험범위와 양이 줄어들고, 시험이 쉬워 진다. 이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의 모형이다. 실무수습과정을 두는 나라는 더욱 시험 양이 적고 시험이 쉽다.

셋째, ‘한국의 공인중개사 25%가 중개업을 개업하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중개사 자격증을 갖는다는 것은 꼭 중개업을 즉시 개업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즉시 개업을 하려는 목적보다는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필요목적이 더 많다.

공인중개사 자격취득자의 개업문제를 중개업협회가 염려할 문제가 아니다. 

즉, 한국에서도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은행창구 근무자에서부터 지점장 임원들도 부동산 지식을 익히고 고객재산관리 서비스를 위해 취득하고,공무원, 교수,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의사, (경제범죄담당)경찰관, 공기업, 사기업의 재산관련 업무 종사자들이 취득하고, 은퇴 후의 만약을 위한 보험성 취득, 남편의 은퇴 후를 생각하는 주부에 이르기까지 사회전반의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필요성에 따라 취득한다.

넷째, 현재 공인중개사 시험과목과 시험 수준은 세계 어느 나라의 공인중개사시험 과목보다도 범위가 넓고, 어려운 시험이다. 한국의 공인중개사시험과목은 중개활동 뿐만 아니라 사적(개인과 기업), 공적(공기업과 정부) 부동산활동의 기본이 되는 전반적 부동산관련 지식으로 조직되어 있다. 이런 정도의 질 높은 시험 수준은 한국밖에 없다.

다섯째, 현재 공인중개사시험과목을 변경해야할 이유가 없다. 부동산현상(시장)변화, 즉 부동산공법과 부동산세법, 그리고 중개사법 및 중개실무에 이르기까지 과할만큼 제2차 시험을 치르고 있다. 민법 및 민사특별법은 변호사시험에 버금가고, 부동산공시법(등기법, 지적법)은 변호사시험에서 치르지 않을 만큼의 전문영역이다. 특히 부동산공법, 부동산세법, 그리고 민법의 출제는 판례문제가 90%이고, 공시법(등기법, 지적법)의 판례까지의 출제는 공인중개사의 ‘중개물건확인설명의무’를 족히 충족시키고도 남는 수준이다.

더욱이 항간에 공인중개사시험과목 추가를 주장하는 ‘부동산시장분석론’, ‘부동산금융론’ 등의 과목은 금융상품을 파는 금융전문가 시험에서도 깊이 요구하지 않는다,

공인중개사 시험에서는 이미 부동산시장이론이나 부동산금융지식 정도는 제1차 시험과목인 부동산학개론에서 공인중개사가 알아야 할 기본소양 정도를 충분히 출제하고 있다. 오히려 실제 중개실무에서 불필요하다는 부문까지 간혹 출제되어 물의를 빚기도 한 대목이다. 공인중개사는 금융전문가가 아니다.

여섯째, 공경매실무를 공인중개사 시험과목에 포함하려는 움직임도 문제가 있다. 얼마 전까지 법원경매입찰대리행위는 변호사, 법무사들만의 업무영역이었으나 중개업자들에게 ‘부동산거래실거래가신고의무’를 부여한 반대급부로 법원경매입찰대리업무를 허락한 것이다. 이때 공인중개사가 법원경매입찰대리업무를 하려면  법원에서 일정한 교육을 받을 것을 조건으로 한 것이다. 이런 영역은 중개사 스스로 선택할 문제이지 공인중개사시험으로 충족할 문제는 아니다.

요컨대, 중개업의 성패는 철저한 서비스경쟁에서 결정되어야한다. 만약 공인중개사 자격취득의 벽을 높이거나 신규업자의 진입벽을 높인다면 실패한 제도가 될 것이다. 지금도 지역에 따라서는 선점하고 있는 중개업자들의 담합에  중개소비자들이 질 높은 중개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피해가 있고, 새로 진입한 신규 중개업자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제 중개업계는 올바른 중개서비스 경쟁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중개업의 발전은 어렵게 만드는 공인중개사시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치열한 중개서비스 경쟁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자료제공> 부동산전문교육기관 경록

[부산일보 2013-11-2914:5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