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성태(경록회장)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는 변호사가 설립한 한 부동산서비스업체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논란이 뜨겁다. 우리나라의 부동산학의 초기에서부터 공인중개사제도의 도입 활동 그리고 지금까지 공인중개사 교육활동과 한국부동산학회 활동을 해온 경록회장 이성태 박사를 찾아서 들었다.

▪ 이번 판결을 어떻게 보십니까?
  공인중개사제도의 법률상의 중개업이나 중개행위를 잘못 이해한 판결입니다. 공인중개사 아닌 자가 중개행위를 하는 것은 면허증 없는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변호사 면허증(전문영역)과 공인중개사 면허증(전문영역)은 다릅니다.

▪피고인은 “변호사가 부동산거래 전 과정을 진행해 법률전문성 부족, 거래가격형성과정의 불투명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업취지로 개업을 했다는데요. 이점을 어떻게 보신가요?
   공인중개사가 중개행위를 하는 데 법률지식이 부족하다는 증거나 논리가 없습니다. 논리적으로는 오히려 임장활동을 병행한 부동산법은 공인중개사가 정통한 전문가입니다.

   첫째, 부동산거래에서 공인중개사의 법률전문성이 부족할까요. 부족하지 않도록 자격제도가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변호사시험이나 사법연수원 교육에도 없고, 공인중개사시험 과목에만 있는 부동산공법, 부동산학이론과 감정평가, 중개실무인 “중개사법“이 민법 및 민사특별법과 함께 안전한 거래를 담보하는 지식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공인중개사들의 임장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 부동산감각으로 서비스되는 것입니다.

  권리분석을 말하는 데, 임장활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권리분석은 이른바 탁상판독으로 위험합니다. 부동산중개의 임장활동의 전문가는공인중개사입니다. 변호사로서 소장을 쓰고 변론은 해도 부동산을 알고, 임장활동과 물건확인설명을 하고, 계약서 작성을 해본 경험을 가진 변호사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중개행위이니까 위법일 것입니다.

   둘째, “거래가격형성 불투명의 문제를 변호사가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변호사보다도 더 부동산가격의 전문성을 공인중개사가 갖췄습니다. 엄격히 말해 변호사는 부동산가격의 전문가가 아닙니다. 부동산가격 전문성 수준은 부동산학적 구분으로, 감정평가사가 3차 전문가이고 공인중개사가 2차 전문가이며, 변호사나 주부는 1차수준입니다. 중개행위에서는 감정평가지식은 2차 수준을 요구합니다. 감정평가사도 공인중개사의 탐문으로 가격을 조사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부동산활동은 부동산현상과 현장 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공인중개사는 부동산학의 일반이론과 감정평가를 공부하고, 부동산공법, 세법, 공시법, 민법 등을 공부해 시험에 합격했고, 거래사례를 지역중개정보 등으로 훤히 꿰뚫어 보고 있기 마련입니다. 여기에 현장에서 지득한 부동산감각까지를 동원해 매수매도자들의 의견이 합리적 판단에 의해 이루지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점은 감정평가사를 앞서는 2차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등기부등본 등의 공부와 실제의 확인 등의 임장활동은 지역사정과 개별물건에 밝은 공인중개사가 훨씬 유리합니다. 오래전 일입니다만,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지낸 A변호사도 부동산을 잘못 취득해 원인무효소송으로 큰돈을 날린 일이 있습니다.

  부동산 협잡이나 사기를 하는 일을 알아내는 일은 지역사정과 개별물건, 그리고 지역민들과의 유대 등에서 부동산감각까지를 동원해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임장활동을 수반한 중개서비스를 하는 공인중개사보다도 임장활동을 할 수 없는 변호사가 더 나은 중개서비스는 물론 더 나은 중개를 위한 법률서비스를 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 피고인의 변호인 측은 “공인중개사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는 보수를 받고 중개를 하는 것이지만 피고는 법률자문·사무에 대해서만 보수를 받기 때문에 합법이라고 하는 주장”하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법원이 알아서 할 일입니다만, 변호사가 사실상 중개행위까지를 하고도 중개행위가 아닌  법률자문과 사무에 대해서만 보수를 받는다고 말하면 소비자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중개행위까지를 하면서 법률자문과 사무보수만 받았다고 언제까지 건마다 거듭해 주장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와 담합할 수는 있어도 소비자를 속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소비자들도 중개는 공인중개사가 전문가이고 합법이라는 것을 곧 깨달을 것입니다. 법 이전에 직업윤리에도 위배될 것입니다.

   또 하나, 소비자들이 중개물건확인설명(서)를 변호사에게 받을 수 있을까요.  이거 없으면 문제가 생겨도 변호사 책임이 아닐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법원이 중개업과 중개행위를 보다 바르게 이해한다면 본질에 맞는 새로운 판결이 나오리라고 기대합니다.